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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무릇 붉은 바다 위로 그리움이 뚝 떨어집니다[김영택의 펜화로 본 한국(50)] 고창 선운사 2005-10-11 오후 1:36:45
  사찰   광주/전라/제주
[김영택의 펜화로 본 한국(50)] 고창 선운사
<주간조선 1874호>

꽃무릇 붉은 바다 위로 그리움이 뚝 떨어집니다

▲ 도솔암 내원궁

꽃무릇이 만발한 선운사(禪雲寺)를 보신 적이 있습니까? 선운사는 봄에는 동백, 여름에는 꽃무릇, 가을에는 단풍이 아름답기로 소문난 절입니다. 새싹도 보기 힘든 초봄에 붉은 꽃을 피워 남도의 멋을 알리는 선운사 동백도 알아줍니다. 또한 선운산 골짜기를 온통 울긋불긋한 색으로 물들이는 가을 단풍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골짜기마다 붉은 꽃무릇으로 뒤덮이는 늦여름의 선운사는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절경입니다.
 
새벽안개가 낮게 드리운 계곡에 무리지어 핀 꽃무릇이 습기를 머금어 선홍색으로 보일 때는 마음 한구석에 숨어있던 애잔한 기억들이 가슴 한복판으로 스며나옵니다. 상사화처럼 잎이 필 때는 꽃이 없고, 꽃이 필 때는 잎이 없어 서로를 그리워한다고 하는 꽃무릇은 연분홍색의 상사화와는 다르게 짙은 주홍색으로 꽃잎과 꽃술이 가늘고 넓게 퍼져 있습니다. 세속의 여인을 사랑했던 스님이 자신의 안타까운 마음을 담은 꽃을 절 마당에 심었다는 이야기와, 스님을 짝사랑하다 죽은 여인이 절 마당에 꽃으로 피어났다고 하는 이야기 중 어느 것이 오리지널인지는 알 수가 없네요.
 
▲ 대웅전과 만세루

선운사는 백제 위덕왕 24년(577) 검단(儉旦)선사가 창건하였다고 합니다. 검단선사는 얼굴이 무척 검었다고 하니 남방계의 스님으로 보여집니다. 스님은 선운산에 살던 도적들에게 소금 제조방법을 가르쳐주어 선량한 사람으로 만들었답니다. 이들은 매년 선운사에 소금을 바치고 자신의 마을 이름도 검단리로 하였다 합니다.
 
선운사는 한때 암자가 89동, 요사가 189채에 3000명의 스님이 살던 큰 절이었다는데 정유재란에 폐허가 되었답니다. 현재는 도솔암, 참당암, 석상암, 동운암이 남아있고, 큰절에는 대웅보전, 만세루, 영산전 등 조계종 제24교구 본사로서의 사격을 갖추고 있습니다.
 
선운사 입구의 부도밭에는 추사 김정희의 글씨가 완연한 백파선사 부도비가 있어 방문객의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백파와 추사는 선에 대한 논쟁으로 조선 후기 불교사상을 활발하게 만들었고, 그 인연으로 추사가 비문을 쓴 것이지요.
 
2층 건물로 종루를 겸한 천왕문을 들어서면 만세루가 앞을 가로막습니다. 만세루는 내부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일반적인 공법을 따르지 않은 내부의 기둥과 대들보의 결합 형태가 특이합니다. 휘어지고 뒤틀린 목재를 그대로 쓴 모습도 정이 갑니다.
대웅보전은 정면 5칸, 측면 3칸의 큰 법당으로 보물 제290호입니다. 법당 오른쪽 앞에 6층탑이 있습니다. 본래 9층탑이었다는데 아무리 살펴보아도 9층 형태가 상상이 되지 않습니다.
▲ 도솔암 마애불

관음전에 모신 지장보살상에는 거짓말처럼 재미있는 사실이 있습니다. 일제시대인 1936년 여름 일본인이 보살상을 훔쳐서 큰돈을 받고 일본으로 보냈는데 소장자 꿈에 수시로 나타나 “나는 본래 전라도 고창 도솔산에 있었다. 어서 그곳으로 보내달라”고 하였답니다. 대수롭지 않게 여겼으나, 시름시름 앓게 되고 재산이 줄어들자 꺼림칙한 마음에 다른 이에게 넘겼습니다.
 
그러나 소장자마다 똑같은 우환이 생겨 결국에는 고창경찰서에 되돌려주겠다고 신고하게 되었답니다. 선운사 스님과 경찰이 일본에서 모셔온 날이 1938년 11월이었고, 기념사진에도 사건 개요가 기록되어 있다니 대단한 부처님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무척 뵙고 싶지요? 보물 제279호랍니다.
 
선운사 도솔암 내원궁(內院宮)에 모신 고려 후기의 금동지장보살 좌상도 신기한 능력으로 소문난 부처입니다. 보물 제280호이고요. 이래서 선운사를 지장보살 도량이라고 합니다.
▲ 선운사 앞 꽃무릇

내원궁은 천인암이라는 기암절벽 위에 자리잡고 있어 주변 풍광이 남한 제일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마주보이는 천마봉의 입석이 장관입니다. 내원궁 터는 아마추어가 보아도 기가 대단히 세게 느껴지는 곳입니다. 특급 기도처여서 기가 약한 스님은 견디지 못하는 곳입니다. 얼마 전에도 스님 한 분이 기도를 포기하고 내려갔답니다. 기는 전생의 수행등급에 따라 급수가 달라집니다. 중학교 졸업 급수로 대학원에 들어간 셈이니 자퇴할 수밖에 도리가 없지요.
 
천인암 서쪽 암벽에 도솔암 마애불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마애불의 하나로 불상의 높이만 5m입니다. 머리 위의 구멍은 동불암이라는 누각을 세웠던 자리입니다. 마애불 명치끝에는 검단 스님이 비결을 넣었다는 감실이 있습니다. 비결에는 ‘이 비결이 밖으로 나오면 세상이 뒤집어진다’는 글이 있었다고 합니다. 갑오농민전쟁 때 동학도인 손화중이 꺼냈다고 하는데 동학이 승리하지는 못하였지만 조선이 망하였으니 틀린 내용은 아닌 셈입니다.
 
도솔암을 보고 천마봉 낙조대에서 유명한 도솔암 낙조를 보면서 선운사 답사를 마무리하는 것도 멋이 있습니다.
 
절 소개를 한 뒤 고기 먹고 술 마시는 이야기를 덧붙이기가 좀 뭣 합니다만, 선운사 앞의 풍천장어와 복분자술을 빼놓을 수 없지요. 예로부터 선운사 부근의 인천강에서 잡히는 장어를 풍천장어라 하는데 육질이 단단하고 맛이 일품이랍니다. 선운사 앞에는 풍천장어 파는 집이 즐비한데 산딸기 즙으로 만든 복분자술까지 곁들여야 제격이랍니다.
 
선운사 산사음악회가 끝나고 가수 송창식씨와 장어구이집에 들어갔습니다. 펜화가는 채식만 하기 때문에 일행이 먹는 것을 눈요기만 하고 더덕구이로 허기를 때웠습니다. 채식을 한 지 13년이 되었는데도 가끔은 고기를 먹고 싶어집니다. 오랫동안 먹던 습관은 잊기가 힘든가 봅니다.
 
그림ㆍ글ㆍ사진=김영택 펜화가(honginar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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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12)차의 보관과 선별 2005-10-10 오전 10:44:14
  불교문화   다도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12)차의 보관과 선별

<서울신문 2005/10/10/월/기획19면>

 

찬 서리가 새벽 산봉우리 구름에 걸리더니 어느새 빨간 화염(火焰)들이 두륜산을 하나 둘씩 점령해나가고 있다. 백두산에서 시작된 단풍이 설악대청을 넘어 이곳 두륜산에 도착한 것이다. 그 하얀 무서리 위로 하얀 차꽃이 고개를 내밀기 시작한다. 그 차꽃사이로 노란 꽃술을 잔뜩 묻힌 벌들이 윙윙거리며 바쁘게 꿀을 모으고 있다. 온갖 만물이 풍성하고 바쁜 계절들을 뒤로하고 서서히 생을 마감할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지금쯤 차인들은 자신의 차 곳간이 비어가고 있음에 벌써 초조해진다. 이때부터 차인들의 ‘차 인심’은 각박해진다. 봄은 아직 멀리있기 때문이다. 보관하고 있는 차 역시 마찬가지다. 장마가 지나고 가을이 오면 햇차맛은 사라지고 묵은 차 밭이 시작될 시점이기 때문이다. 정말 좋은 차와 아닌 차가 감별이 시작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 해남 대흥사에 세워진 초의선사 동상.한국의 다성(茶聖)으로 통하는 초의선사는 차를 고를때 맛과 향,색 등 3가지 요소를 으뜸 기준으로 삼았다.

차는 그 성질이 매우 까다롭다. 그래서 차를 고르고 보관하는 법 역시 매우 신중해야 한다. 만든 지 한 두 달이 된 햇차는 대부분 어떤 것을 고르더라도 색과 향 그리고 맛이 좋다. 찻잎이 가지고 있는 맛 향 색이 신선함을 잃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초의스님은 (다신전)에서 “차에는 스스로 진향(眞香), 진색(眞色), 진미(眞味)가 있으니 한번 한점이라도 물들게 되면 곧 참다움을 잃게 된다. 예컨대 물에 소금기가 있는 것과 차에 다른 물질이 있는 것과 다완에 생강이 있으면 모두 참됨을 잃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차의 보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차를 만들 때는 정성을 다하고, 보관할 때에는 건조한 곳에 두어야 하며, 탕을 끓일 때는 청결하게 하여야 한다. 정성을 다하고 건조하게 보관하고 청결하게 끓이게 되면 다도를 극진히 했다고 할 수 있다.”며 차의 보관에 대해 논하고 있다. 초의스님의 차 보관법은 그런 점에서 매우 특이했다고 보여진다.

 

초의스님은 먼저 차를 청결한 병에 담아 대나무로 만든 피편(皮編)으로 눌렀다. 그리고 몇 차례 종이와 죽순 껍질로 빈틈없이 차통을 봉해버렸다. 그리고 예쁜 기와를 얹어 다실에 두었다. 명나라때 다서인 (다소)에서도 비슷한 예가 있다.

 

(다소)에서는 “차를 자기 항아리에 넣고 죽순껍질로 누르고 죽피를 채워 봉한 후 상끈으로 매어 새로 구운 곱돌을 그위에 얹는다.”고 기록되어 있다. 초의스님이 다성인 이유를 우리는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한봉지의 차를 보관하기 위해 손수 만든 차통을 밀봉한 후 그 차의 올곧은 맛을 유지하기 위해 따로 다실까지 만드는 수고로움을 아끼지 않은 것이다. 차를 직접 제다했던 다인으로 차 한잎에도 늘 그 가치를 부여했다.

 

송나라 채양의 (다록)에도 차의 성질에 대해 논하고 있다.(다록)에는 “차는 대껍질과 상화하고 향이나 약 냄새를 싫어한다. 또 건조한 곳을 좋아하며, 축축한 곳을 꺼린다.”고 되어 있다.

 

옛날 우리 다인들은 차를 대나무로 만든 상자나 죽통에 보관하기도 했다. 또한 오동나무통에 넣어 끈으로 묶어서 처마 밑에 걸어두었다. 그것은 땅의 단열성과 흡수성으로 온 습도가 자연적으로 조절되었기 때문이다. 요즘식으로 말하면 자연식 김치냉장고 같은 역할을 한 것이다.

 

또한 바로 먹을 차의 용기는 한지같은 종이재료를 사용했고, 오래 두고먹을 차는 옹기같은 흙을 재료로한 것을 많이 이용했다. 과거 우리 차인들은 이렇게 차를 저장하는 집을 따로 마련,‘찻집’이라고 불렀고 차를 보관하는 방을 ‘다실’ 또는 ‘차실’이라고 불렀다. 자연을 이용해 그 사물을 보호하고 활용하는 우리선조들의 지혜가 경이로울 뿐이다. 먼저 법제된 차가 변질되지 않으려면 습도 온도 광선 산소 냄새 등에 주의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차가 지닌 본래의 맛과 향을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에 차는 먼저 햇볕을 피해야 한다. 차가 햇빛에 직접 닿으면 폴리페놀 성분이 쉽게 산화될 뿐만 아니라 온도가 높으면 차의 엽록소가 쉽게 분해되어 찻잎이 누렇게 변질되기 때문이다. 차는 또한 섭씨 5도 가량 저온에 저장하는 것이 매우 좋다. 그래서 요즘 어떤 차인중엔 김치냉장고 같은 냉장고를 차 전용 냉장고로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만약 여러 음식과 함께있는 냉장고에 보관해야 한다면 흡착성이 매우 강한 차의 성질을 막아내기 위해 철저하게 밀봉하여 넣어두는 것이 좋다. 차는 가능한 한 차통에 보관해야 한다. 요즘 차를 보관하는 차통은 상품에 따라 다양한 재료들이 선보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전통적으로 쓰이고 있는 차통은 자기나 토기 금속 유리 종이 등이다. 그중 가장 무난한 것은 바로 자기나 토기로 된 차통이다. 금속 중에서는 주석통이 일반적으로 쓰이고 있기도 하다.

 

차중에서도 녹차나 말차는 그 보관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황차나 홍차등 발효차에 비해 공기중에 노출되면 쉽게 변하기 때문이다. 차가 공기중에 노출되면 습기를 흡수해 수분 함량이 높아진다. 차가 수분에 의해 용해되면 재빨리 변질되어 버리기 때문에 우리가 흔히 마시는 녹차는 자체 변질이 매우 빠르게 진행된다. 오룡차나 반야병차처럼 발효시켜 만든 차는 오래 저장할수록 그 깊은 맛이 우러나오지만 생잎을 가지고 만든 덖음차나 녹차는 아무리 잘 보관하더라도 일년이 지나면 변질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 보관에 신경을 써야 한다.

 

차를 개봉해서 마시며 보관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개봉한 차는 늘 사람의 손보다는 찻숟가락 같은 도구를 이용해 마실 양을 꺼내야 한다. 사람의 손이나 다른 용도로 사용했던 도구들을 사용하면 그 냄새를 차가 흡수해 좋은 차맛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차 보관에 못지 않게 좋은 차를 고르는 법 또한 매우 중요하다. 차는 먼저 어떤 곳에서 사용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사무실이나 가정에서 등 사용하는 곳에 따라 차를 고르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사무실에서 여러사람들이 차를 마셔야 한다면 값싸고 가볍게 마실수 있는 중작 정도의 차나 발효차가 무난하다. 특별히 격식을 갖추지 않고 여러사람이 두루 마실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가정이나 귀한 손님을 접대할 차를 원한다면 가장 최고의 차로 꼽히는 첫물차 즉 우전 같은 차를 선택해야 한다. 가장 품질이 뛰어난 첫물차는 귀한 손님을 대접할 수 있는 최상의 상품이기 때문이다.

 

첫물차 두물차 세물차 등 시기별로 고르는 차의 종류는 보통 차를 처음 대하는 일반인들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차를 감별하는 방법은 색·향·미다. 차는 초의스님이 말했듯이 진미, 진향, 진색을 모두 갖추어야 한다. 차는 그 발효정도에 따라 고유한 맛과 향이 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녹차는 신선한 자연의 풋냄새와 열처리에 의한 깊은 향이 제맛이다.

 

차를 끓였을때 찻물은 맑고 신선한 것이 매우 좋으며 색이 어둡고 잡티가 섞인 것 같은 것은 좋지 않은 차에 속한다. 찻잎은 가늘고 말려진 상태가 균일한 것이 좋은 차다. 찻잎이 고유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표면에 윤기가 흐르는 것이 좋다. 차의 빛깔을 보는 것을 완상(玩賞)이라고 한다. 완상은 오른손으로 찻잔을 쥐고 왼손으로 가볍게 받쳐서 가슴까지 가져간 후 눈으로 차의 빛깔을 보는 것이다. 이때 차의 빛깔은 봄날 갓 돋아난 여린 잎에서만 볼 수 있는 맑은 취색(翠色)을 으뜸으로 친다. 다음은 차의 향이다.

 

차의 향에서는 사향 즉 네가지의 향이 있다. 진향 난향 청향 순향을 말하는데 겉과 속이 똑같이 순수한 것을 순향, 설익지도 타지도 않은 것을 난향, 싱그러운 냄새를 갖춘 것을 진향이라고 한다. 차맛을 감미할때는 먼저 차 한모금을 입에물고 입안에서 한바퀴 굴려 보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차가 가진 색·향·미의 감미로움과 상태를 직접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차에 대해 먼저 인식하는 것이다. 차 한잎은 마치 참새의 혓바닥처럼 작고 가늘다. 그 참새의 혀같은 차를 한통 채취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공력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다. 그 차를 법제하기 위해서 또 얼마나 많은 진기가 소모되는지 이루 헤아릴 수 없다. 그래서 차는 탄생에서 소비까지 모든 인간의 순수한 모든 에너지를 사용해야 하는 정심한 것이다. 과거 우리 차인들이 차방을 만들고 다실을 만드는 행위가 자칫 지배계층의 유희로 치부되어서는 안 된다.

 

한가지 음식이라도 소중하게 생각하는 자연과 합일된 생명사상으로 봐야 한다. 그리고 그 차를 마시기 위해 투여된 중생들의 뜨거운 눈물을 생각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차는 우리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우리의 발아래를 들여다볼 수 있는 역설의 미학이 숨어 있는 것이다.

일지암 암주

 

정약용의 걸명소

▲ 정약용 초상화

차는 사람의 마음속에 차분한 기운으로 깃들어 있을 때 비로소 차가 된다. 차는 그 어떤 것보다 신묘한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신묘함이란 것은 우리가 말하는 형이상학적인 신비스러움이 아니다. 그 어떤 것에도 물들지 않는 청정한 그 자리에 차는 있다는 것이다.

 

삶의 형식과 내용도 마찬가지다. 맑고 순수한 마음으로 삶을 영위하지 않고 오염이 된다면 세상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될 뿐만 아니라 평생을 치욕속에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요즘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는 사회지도층의 추문은 그같은 삶의 또다른 반영이다. 한잎의 차에 우주가 깃들어 있다는 것은 바로 그속에 생멸의 윤회를 그대로 반영하고 투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차가 일상에서 하나의 삶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그것이 일상과 현실속에서 자신이 걸어가고 있는 삶의 비밀을 자연스럽게 투영하는 또하나의 반영체로 자리잡을때 비로소 살아 숨쉬는 것이 된다. 차가 우리시대에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현실의 삶에서 거칠게 부대끼는 중생들의 삶속에 여유와 평안함을 줄수 있는 간절한 힘이 바로 차속에 충만하게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같은 예는 조선시대 최대의 실학자요, 당시대 최고의 지성인이었던 정약용의 (걸명소)에서 확인된다.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고 소외된 자의 마음을 달래며 새로운 삶의 의미를 개척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차의 마음을 정약용이 읽어냈기 때문이다. 그 차의 마음속에 깃든 힘을 통해 그는 새롭게 시대를 관통해내는 살아있는 지식인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다산이 초의스님에게 보낸 차를 구하는 마음은 그같은 철학적 현재적 사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내가 요새 차에 걸신이 들려 차를 약으로 하고 있다오, 다서 중에 중요한 것은 육우의 (다경)3편에 능통해야 하고 병든 주제에 꿀떡꿀떡 노동의 일곱잔을 다 마시고 있소, 비록 정력이 가라앉고 기력이 없어진다는 기 모경의 말을 잊지 않고 소화를 돕고 기미가 없어진다고 해서 이찬황의 버릇만 생겼소.

 

아침에 일어났을 때 맑은 하늘에 구름이 둥실 떴을 때, 낮잠에서 깨어났을 때, 밝은 달이 시냇가에 떠있을 때, 한잔의 차가 목마르다오. 바람 부는 산, 등잔 밑 따끈한 차 한잔은 자순의 향이요, 물을 긷고 불을 지펴 마당에서 달인 차는 백토의 맛이지요. 화자 홍옥잔의 사치는 부호 노공에 미칠 수 없고, 돌솥에 푸른연기 지피는 검소는 한비자를 따를 수 없소, 게 눈이니 고기 눈이니 하는 옛 사람들의 완호는 부질없고, 궁궐의 용단봉단은 너무 심한 사치라오. 땔감나무조차 하지 못할 깊은 병이 들어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차를 얻고자 할 뿐이오. 살짝 훔쳐듣건대, 고해의 다리를 건너는 데는 스님들의 보시가 제일이고, 명산의 고액인 서초의 우두머리인 차를 살짝 베풀어 주시는 것이라 했소, 목마르게 바라노니, 부디 그 은혜를 아끼지 마옵소서”

 

한사람의 생활인으로 차인으로서 간절한 마음은 시공을 초월해 있다. 난마같이 얽힌 실타래를 풀어내듯 다산은 차의 모든 것을 일거에 관통해내고 있다. 그리고 또한 차를 법제하고 보내는 그마음이 바다보다 넓은 은혜임을 일깨우고 있다. 바로 이것이 진정한 차인의 마음자리인 것이다.

 

차 한잎에 깃든 우주의 생멸을 깨닫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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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대 총무원장선거 공고-중앙선거관리위원회[2005-09-28] 2005-09-29 오전 10:20:45
  불교이슈   종단이슈

공  고



   종헌 제52조, 제53조 및 총무원장선거법, 선거관리위원회시행규칙 제5조의 규정에 의하여 제32대 총무원장 선거일을 다음과 같이 공고함.

- 다  음 -

1. 제32대 총무원장 선거일

        불기2549(2005)년 10월 31일 월요일(음 9월 29일) 오후 1시 ~ 4시

 2. 선거장소: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3. 총무원장 입후보자 자격

        승랍30년 이상, 연령50세 이상, 법계2급 이상의 비구로써 총무원장선거법 제9조제2항, 제3항에 해당되지 않는 자.

 4. 입후보자 등록기간

        불기2549(2005)년 10월 21일(금) 오전 9시 ~ 10월 23일(일) 오후 5시

 5. 입후보자  등록서류

        1) 등록신청서 1부(선관위 양식)

        2) 호적등본 1부(원적이 표시된 등본)

        3) 이력서 1부

        4) 사진(반명함판) 5매

        5) 투․개표참관인 신고서 1부

        6) 입후보자 신상명세 및 종책광고내용(일반신문 5단통 분량)

 6. 입후보자 등록장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처

 7. 선거권자: 재임중인 중앙종회의원, 각 교구종회에서 선출하는 10인(본사주지 포함)

 8. 선거권자의 자격: 구족계를 수지한 본종 재적승려로서 다음의 각 호에 행당되지 않는 자

        1) 멸빈․제적의 징계를 받은 자

        2) 공권정지의 징계를 받고 그 기간이 경과하지 아니한 자

        3) 호계원 판결에 의하여 선거권이 정지 또는 상실된 자

        4) 기타 종법에 의하여 선거권이 정지 또는 상실된 자 

 9. 선거인단 명부 열람 장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처

 10. 문의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처 ☎(02)2011-1867, FAX(02)733-8286



※ 교구종회 선거인단 선출기간: 불기2549(2005)년 10월 16일(일) ~ 10월 20일(목)



불기2549(2005)년 9월 28일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도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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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년 숨어있던 '국보'를 찾았다<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국일보, 서울신문 2005-9/29/목> 2005-09-29 오전 10:06:45
  불교이슈   불교문화
수백년 숨어있던 ''''국보''''를 찾았다<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국일보, 서울신문 2005-9/29/목>

대흥사 마애여래좌상
보호각 해체하자 두배크기 본보습 나타나 국보 승격
유석재기자 karma@chosun.com

숨어 있던 4m를 찾았다! 1000년 전 돌에 새긴 고려시대 천인상(天人像)과 불꽃이 타오르는 듯한 광배(부처의 후광)가 또렷이 새 모습을 드러냈다.

 

전남 해남군 삼산면의 ‘대흥사(大興寺) 북미륵암(北彌勒庵) 마애여래좌상(磨崖如來坐像)’이 28일 보물(제48호)에서 국보(제308호)로 승격 지정됐다. 오랜 세월 동안 보호각인 용화전(龍華殿)에 가려져 있던 천인상 등이 새로 발견되면서 뛰어난 가치가 재평가됐기 때문이다.


▲ 보호각 해체 이전의 대흥사 북미륵암 마애여래좌상(왼쪽)과 해체 이후의 모습. 보이지 않던 주변의 천인상이 비로소 드러났다. 문화재청 제공

고려시대 초기(11세기)의 대표적인 마애불(磨崖佛)인 대흥사 마애여래좌상은 전체 높이 약 8m, 너비 약 12m, 본존불의 높이만 4.85m에 이르는 대형 조각 불상. 그러나 이 전체 모습은 작년에 낡은 용화전을 수리하면서 비로소 드러났다. 용화전 일부를 해체하던 관련 전문가들은 건물에 가려져 있었던 부분을 보고 깜짝 놀랐다.


 

원래 4m 정도로 생각했던 전체 높이가 두 배 가까이 됐고, 용화전의 기둥과 천장에 가려 보이지 않았던 바위벽에 천인상과 광배 전체의 웅장하면서도 화려한 모습이 새로 확인됐던 것. 용화전은 1754년에 중수됐다는 기록이 있으며, 1929년의 보수 작업 때 불상의 많은 부분이 건물에 가려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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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山寺 다양한 문화행사 개최<경향신문 2005/9/29/목/문화25> 2005-09-29 오전 9:5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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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山寺 다양한 문화행사 개최<경향신문 2005/9/29/목/문화25>
 
지난해 열린 경북 봉화 청량사의 산사음악회에서 보컬그룹이 연주를 하고 있는 모습.
가을이 깊어가는 10월. 오색 단풍에 둘러싸인 전국의 산사(山寺)에서는 불교의 향취도 맛보고 흥겨운 볼거리도 즐길 수 있는 각종 축제들이 이어질 예정이다. 오대산 월정사 대웅전 앞에서는 ‘웰컴투 동막골’이, 부산 범어사에서는 ‘말아톤’이 상영된다. 경북 봉화의 청량사에 가면 가수 임지훈의 통기타와 하모니카 연주를 들을 수 있다. 전국 사찰의 개산대제(開山大祭·사찰의 창건일을 기념하는 큰 법회)가 이제는 종교행사를 넘어서 불교 신도가 아닌 도시인들도 참여해 즐길 수 있는 종합문화축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강원 평창군 월정사는 30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제2회 오대산 불교문화축제를 겸한 개산대제를 연다. 축제는 첫날 부처님 진신사리 이운식과 2014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및 재난극복 기원 영산대재로 시작된다. 이날 저녁 7시부터는 관객 8백만명을 훌쩍 넘기며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영화 ‘웰컴투 동막골’이 상영된다. 한국전쟁 당시 남북 군인들의 화해와 우정을 그려 호평을 받고 있는 이 영화는 촬영장소가 월정사가 있는 평창군이라는 인연으로 이번 축제에 초대됐다.   청소년 백일장과 사생대회, 사찰음식경연 등의 행사가 있는 둘째날에도 전국에서 20여개 청소년 댄스동아리가 모여 ‘댄스배틀’을 벌인다. 저녁 6시부터 시작되는 별빛 따라 걷기는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 3㎞ 정도를 산책하는 프로그램이다. 마지막 날도 퓨전 국악그룹 슬기둥의 공연 등이 준비돼 있다. 특히 신라 성덕왕 24년(725년)에 만들어져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범종인 상원사 동종을 역사적·과학적으로 고찰하는 한·중·일 석학들의 학술대회도 열린다.   개산 1,342년을 기념해 다음달 1일 오후 7시에 열리는 경북 봉화 청량사 산사음악회의 올해 주제는 ‘생명’이다. 불교어산작법학교의 범패 공연과 안동대 교수들인 지역 성악가들의 찬불가 무대 등 불교 프로그램도 있지만 70·80세대를 위한 추억의 포크음악 공연도 마련됐다. ‘사랑의 썰물’ ‘회상’ 등으로 유명한 임지훈, ‘묻어버린 아픔’의 김동환, ‘나에게로 초대’의 정경화 등 가수가 출연한다. 청량사 관계자는 “울창한 산림의 깊은 곳에 산사가 위치하고 있어 복잡한 삶에 지친 도시인들이 세상사를 잊고 마음을 맑게 하는 데 좋다”고 소개했다.   부산 범어사는 다음달 1일부터 3일까지 ‘문 없는 문을 열다’라는 주제로 개산 문예대제전을 연다. 타악 뮤지컬 공연과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실버 가요제’가 눈에 띈다. 둘째날 저녁 8시부터 열리는 산사영화제에서는 ‘말아톤’과 ‘간큰 가족’이 상영된다. 천연 염색전, 보자기전, 차사발전 등 볼 만한 전시행사도 많고 판화교실이나 사찰음식 시연, 사생대회 등 참가자들이 함께 하는 어울림 마당도 풍성하다.   이밖에 서울 봉은사(10월 5∼11일), 서울 도선사(10월8일), 경북 영천 은해사(10월9일), 경남 양산 통도사(10월 10∼11일), 경기 양평 사나사(10월15일), 서울 불광사(10월16일), 전북 김제 금산사(10월22일), 충남 공주 갑사(10월23일)도 개산대제 등의 산사 축제를 봉행한다. 〈김준기기자 jk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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