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의 풍경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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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경(千手經)◐ 2006-01-21 오후 3:25:17
  경전/법문   경전내용알기
◐천수경(千手經)◐

불자들에게 가장 친숙한 경전은 천수경과 반야심경입니다.
이들 경전은 우리가 사찰에서 법회를 볼 때마다
암송하는 경전이니, 일년 정도만 꾸준히 절에 다녀도
천수경과 반야심경은 저절로 수십 번의
법회를 통하여 외어질 정도입니다.

천수경을 읽어보시면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如是我聞)"라는
다른 경전들이 시작하는 상투적인 어구가
등장하지 않는 것을 아실 수 있으실 겁니다.
천수경은 독자적인 석가모니부처님의 말씀을 기록한 것이 아니라,
여러 경전들의 주요 알맹이들을 모아놓은 짬뽕판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천수경(千手經)의 본래 이름은
"천수천안관자재보살 광대원만무애대비심 대다라니경
(千手千眼觀自在菩薩廣大圓滿無碍大悲心大陀羅尼經)"입니다.매우 길죠?

맨 앞의 두 글자 "천수"와!
마지막 한 글자 "경"을 따오니 이름하여 "천수경"입니다.
이 긴 이름에서 보건대, 천수경의 진짜 알맹이는
"신묘장구대다라니"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다라니를 가운데 두고,
앞뒤로 많은 살이 붙어 있는 것이 우리가 접하는 천수경인데,
후대에 이르러 스님들이 儀式에 사용할 목적으로
살을 붙인 것이라고 흔히 말해지고 있습니다.

관세음보살은 범어로
아바로키테스바라(Avalokitesvara)입니다.
신묘장구대다라니 속에도 이 아바로키테스바라가 많이 등장합니다.
신묘장구대다라니의 주인공이니 그럴 수 밖에요

예를 들면, 따옴표한 부분이 바로 관세음보살을 부르는 말입니다.

나모 라트나 트라야야 나모 "알약바로기재새바라야" 스바하,
이맘 "알야바로기재새바라야" 다바 니일라깐타.

이 대라니 속에서 "알야바로기재새바라야"가
"관세음보살이시여!"라는 뜻의 범어인
"아바로키테스바라야"를 음역한 것입니다.

1000개의 눈과 1000개의 손으로 고통과 고난을
구제해주시는 관자재보살의 별칭은 참 많습니다.
천수보살, 관세음보살, 여의륜보살, 대륜보살, 정취보살
만월보살, 수월보살, 십일면보살, ......

"중생이 바라는 바를 관찰한다"는
소박한 마음이 의미가 점차 원숙해져서,구체화되고
형상화되어 구체적 신앙대상이 된 것이 관세음보살입니다.
이 관세음보살에 대한 신앙이 정교하게 경전화된 것이 바로
관음신앙의 근본경전이라 할 수 있는 법화경 속의
관세음보살 보문품(普門品),곧 관음경입니다.

관세음보살의 신앙은 중생들의 요구에 응하여
시대가 흐를수록 더욱 확대 심화되게 됩니다.

법화경 관세음보살보문품의 현실구제신앙과는 다른
모습으로 관음보살이 등장하는 경전은 화엄경입니다.

화엄경 입법계품에서 선재동자는 구도행 중에
안주(安住)장자로부터 남방의 바다 위에 있는
보타락가산(普陀洛迦山,Potalaka)에 관세음보살이 있다는
인도를 받아 28번째로 관음을 찾아갑니다.
화엄경에선 관세음보살의 상주설법처가 밝혀져 있습니다.

샘물이 흘러 연못을 이루고,
나무는 울창하여 풀이 부드럽게 나 있는 아름다운
환경 속에서 중생에게 설법하여 이들을
거두어들이는 모습은 많은 화가들을 매료시켰고,
그러한 포탈라에서의 관세음보살의 아름다운 모습
우리가 흔히 그림을 통하여 접할 수 있습니다.
포탈라카(보타락가)는 티벳에 있는 지금은 주인을 잃은
달라이라마의 궁전이름이기도 합니다.

정토계 경전이라고 할 수 있는 관무량수경에서는
서방극락으로 인도하는 아미타불의 곁에서
아미타불을 돕는 협시보살로 등장합니다.
구고구난(救苦救難)의 현세적 성격을 넘어,
저승세계와 극락세계에까지
관세음보살의 대자비심이 확대된 것입니다.

밀교에서는 관세음보살을 더욱 더 찬란하게 변화되켰습니다.
열 한 개의 얼굴을 쌓아올려 다양한 구제력을 보이고자 한
11面관음, 1000개의 눈에 1000개의 손을 가진
형상으로 구제력을 한껏 확대한 천수관음,
기타 불공견삭 관음, 준제 관음, 여의륜 관음, 백의 관음,
양류관음 등 수없이 많은 관자재보살의
화신이 등장하게 된 것입니다.

여기에 신비한 능력이 있는 다라니까지 부여되어
관세음보살은 가장 유명한 대승보살이 되기에 이르른 것입니다.

천수관음은 보타락가산 관세음 궁전의 장엄도량에서
대자비를 성취하고 다라니문을 익혀 중생이
안락을 얻고 병고에서 벗어나고
수명과 풍요를 얻으며 일체악업과 장애를 없애며,
공덕을 키워 일체 바라는 바를 이루게 하기 위해
대비심다라니를 연설한다고 경전은,
즉 부처님은 말씀하시고 계십니다.

천수경은 밀교에서의 의식집이라고 말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마치 초등학교때 우리가 흔히 경험했던 의식처럼,
국기에 대한 경례로부터 시작하여,
조국에 목숨을 바친 선열들에 대한 묵례,
국가에 대한 충성의 다짐,
국민교육헌장 낭독(지금도 있으려나)등의 과정을 거쳐
비로소 근엄한 교장선생님의 말씀이 본론을 장식하는 거죠.

컴퓨터나 주변장치들의 사용법을 적어놓은 책을
매뉴얼이라고 부르죠? 의식집이란 매뉴얼을 말합니다.
이렇게 어떤 행사를 위해 필요한 순서와 차례,
방법들을 순서에 따라 정리해 놓은 매뉴얼의
용도를 가진 것이 바로 천수경인 것입니다.

이를 좀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 천수경을 함께 읽어보겠습니다.
부처님의 청정한 진리를 입 밖으로 내기 위해선
말을 정화시켜야 합니다.

그래서 정구업진언으로부터 천수경은 시작합니다.
다음엔 마음을 평안하게 하고 경전을 엽니다.
불안과 격동치는 마음을 잔잔하게 가라앉히는 것은
모든 신들에게 안위를 비는
"오방내외안위제신진언"으로 상징됩니다.

이제 경전을 엽니다(개법장진언).
천수경의 본래 내용이 "신묘장구 대다라니"라고 앞서 말씀드렸듯,
그 다라니의 주인공이신 관세음보살께 신묘장구대다라니의
오묘한 뜻을 실현시켜달라고 간절히 기도합니다.
관세음보살의 위신력은 현세적인 구원뿐만 아니라,
육도의 모든 세계에 나투게 되는데,
그러한 내용들이 신묘장구대다라니계청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그리고 나서 "원래의 천수경"인 신묘장구대다라니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읽고 있는 천수경은
대다라니에서 끝나지 않고 계속 이어지죠?
이것은 천수경이 의식집의 성격을 띤 탓입니다.
대다라니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제 법회는 시작인 것입니다.

도량을 청정하게 하여 티끌하나 없으니,
삼보와 천룡들이 도량에 내려옵니다.
도량이란 마음이니,
마음을 청정하게 하면 삼보와 천룡들이
마음에 자리잡고 은밀히 보호합니다 (사방찬, 도량찬).

이제 참회를 통하여 업을 정화하고(참회진언),
티끌 한 점 없이 마음을 맑히고,
온 법계를 맑힙니다(준제 관! 음의 진언, 정법계진언).

그리고 부처님의 광대 원만한 크나큰 자비를 자신의 마음에
구현하기를 서원합니다(옴 마니 반메 훔).

이제 천수경의 막바지에 이르렀습니다.
사홍서원으로 수행의 목적을 분명히 하고,
삼보께 귀의하면서 천수경은 막을 내립니다.
법회가 끝날 때까지 모든 불보살의 가피와
위신력이 당신과 항상 함께 할 것입니다.

천수천안관자재보살광대원만무애대비심대다라니경"이라는
본래의 천수경에 앞뒤로 살이 푸짐하게 붙어 있는 이유는,
수행에 있어 신구의 삼업을 정화하기 위한 매뉴얼이
관자재보살신앙과 결합하였기 때문입니다.
법회 때마다 천수경이 애송되는 이유를 이해하시겠는지요?

우리가 수행한다 함은 머리로 이해한다는 뜻이 아니라,
삶 속에 진리를 구현한다는 뜻입니다.
삶 속에 부처님의 진리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신구의 삼업을
깨끗이 하고, 불법승 삼보에 귀의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일입니다. 그것은 일종의 자기정화요,
부처님의 말씀(부처님 말씀은 법회에서 법사님의 말씀을 통하여
구현되죠?)을 받아들이기 위한 예비작업입니다.

언제나 당신과 하고 있었던 신묘한 대자비는 찾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해도 태초 이전부터 흠 없이 존재했었고
우주의 파탄 이후에도 흠 없이 존재합니다.
길가의 돌멩이 한 개도 그렇게 대자비심으로 존재합니다.
그러나, 나아가서 대자비를 찾고 이해하게 되면
누구나 천수천안이 됩니다.
그것이 수행입니다.
이름하여 천백억 화신 석가모니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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